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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가고 싶을 때

23/07/03 회고라고 쓰고 주접이라 읽는다.

이번 년도는 학기가 끝나고도 정신이 없어, 이제서야 정리하는 글을 올리게 됐다. 

4년제 대학을 6년째 다녀보니 느끼게 된 점은... 생각보다 학교에는 좋은 컨텐츠가 많다는 것이다.

왜 이걸 저학년 때는 하지 않았을 까.. 생각보다 눈먼 돈(?) 이라고 해야할까??

여하튼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참가상 정도는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덕분에 종강하고 나서도, 비교과 프로그램이니 뭐니 일단 신청하자라는 마인드로 넣었다.

 

만약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용돈만으로 부족하다면 일단 아무거나 넣고 제출에 의의를 두고 참가해보자.

생각치도 못한 수상과 용돈벌이로 행복한 방학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스테이크 먹고 싶어서 날림으로 하나 만들어서 제출했다.

 

카드뉴스 포맷으로 제출했다. 진짜 제발 꼴찌로라도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스테이크 먹고 싶어요.

결과는 8월 중순 쯤에 나오니까 그때 까지는 이제 뇌에서 잊고 지내면 된다.

 

다음으로는 학교 다니면서 했던 것들을 좀 정리하려 한다. 왜냐하면 해피캠퍼스 같은 곳에 돈 주고 팔 수도 있기 때문..?

물론 푼돈은 모아서도 푼돈이다. 그치만 이런거라도 안하면 억울해 죽겠는 걸.... 에타 마일리지라도 벌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근데 커뮤 알못이라 할 줄 모름 ㅎㅎ 이 자료들 정리해서 누가 사가줬으면 싶다.. 학점은 물론 4점대는 아니다. 양해 바란다.

노션은 신이다! 독서록도 수업자료도 모두 너무나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나저나 노션 교육형 무료도 이제 한 학기 남았는데 얼른 뽕을 뽑아야 할텐데 음... 이 자료들 언제 다 옮기나 싶다.

놀랍게도 나는 말하는 감자인데, 졸업이 한 학기 남았다. 진짜 어떡하지?

슬슬 자소서랑 취준 포트폴리오도 정리해서 만들고, 하반기 공채 서류들도 리스트를 만들어야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억울하다.

 

회사 다닐 때는 학교에 오고 싶었는데, 막상 학교를 오니 돈 내고 고통받는 것보다 돈 벌면서 힘든게 낫지 않나 싶다.

역시 사람은... 이중적이다. 하지만 학교를 다녀 좋은 점은 학생이니까~ 하면서 뇌를 비우고 책만 읽어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는 점이다.

예전에는 학기 중에 어떻게 책을 읽나~ 싶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나름 쏠쏠한 수확을 얻었다. 사실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서를 해서 좋은 점은 "그럴 수 있다." 라는 태도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예전의 나는 이해 안가는 사람들을 보면 기꺼이 싸울려고 준비된 성질난 사람처럼 하고 다녔다. 덕분에 쓸데없는 곳에 힘을 빼고 다녔던 것 같다. 지금은 적당히 수용하고 산다. 그래~ 뭐 내가 슈퍼맨도 아니고 저 사람한테는 저게 맞말이겠지 ㅎㅎ 라고 넘긴다. 

그래도 집 가서 양치하다가 혼자 빡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점차 E 가 I로 변하나보다(?)

 

독서회와 경진대회 정말 내 인생 같다 뒤죽박죽이다.

종강을 하면 끝일 줄 알았다. 근데 역시 사람은 또 일을 벌린다. 학기 중에 테스트했던 독서회는 이제 궤도에 오른 것 같다.

책 읽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연락주시면 감사하다. 늘 기다리고 있다! 나도 부족하지만 같이 하면서 나아지는 거다 ^__^

그리고 학교 수업에서 끝냈던 프젝이 아쉬워서 그걸로 창업경진대회를 신청했다. 이유는 같다. 돈 벌려고 나가는거다 ㅎㅎ 

떨어져도 좋으니 본선 가서 발표할 기회라도 주면 좋겠다.

 

얼마나 떨었으면 얼굴이 저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년도에 제일 가치 있었던 일은 바로 결혼식 사회를 본 일이다.

살면서 MC 같은 걸 꽤나 자주, 그리고 종종 했음에도 이렇게 떨렸던 날은 처음이다.

 

사진에서도 보이는 미친 흔들림. 나보다 뒤에 있는 사람도 선명히 나오는데, 도대체..

나의 긴장과는 별개로 다행히도 결혼식은 큰 실수 없이 끝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급식 먹고 피시방 가고 뻘소리하면서 시간 살살 녹이던 우리들 중 한 명이 이제는 멋진 어른의 삶을 시작했다는 점이 참 뭉클하기도 하고 많이 어색했다. 그럼에도 그 날은 너가 제일 멋졌다. 

먼저 장가 간 새 신랑 다시 한번 축하한다.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ㅎㅎ 

 

이렇게 23년 상반기가 별 탈 없이 끝났다. 예전보다 내 삶은 좋은 사람들 덕분에 풍성하고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나는 취업도 남은 20대도 걱정과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다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완벽보다는 완성에 의의를 두고 살면 그냥저냥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더라.

하반기에도 이만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의 어그로에 끌려 들어와 글을 읽어준 사람들에게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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