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역사 상 가장 많은 활자에 노출되고 있는 세대일 것이다. 심지어 일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일지라도, 매일 접하는 일상 속에서 활자를 피해갈 수 없다. 가게의 간판부터 지나가는 사람이 입은 티셔츠에 프린팅된 글자, 자동차의 번호판까지 우리는 활자 속을 헤엄치며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활자들이 주는 너무 많은 신호가 피로해서 이와 무관한 자연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다면 과연 개인은 수많은 활자 속에서 의미를 발굴하고 소음을 피할 수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면 그렇다.
나는 성격 상, 전공 수업과 관련된 책 외에는 잘 읽지 않는 성격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학기를 다니면서 어떻게 책을 읽나.. 하면서 독서광에 가까운 사람들을 생소하고 유별난 사람이라 여겼다. 지금와 돌이켜보면 그들은 다독했을 뿐 아니라 "효율적 독서"를 했음이 틀림없다. 이렇게 독서에도 알짜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기록"이다. 기록이라 하니 상당히 거창해보이지만, 사실 별 거 없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대화 도중에 끄적이거나, 키워드 중심으로 적거나, 혹은 집에 돌아와 오늘 기억에 남았던 것을 적는 모든 것은 이미 "기록"이다. 심지어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같은 SNS에서 적어둔 나의 생각이나 의견도 기록의 일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왕 하는 기록, 좀 더 정립된 방식으로 하면 더욱 좋지 않을까?
동의하고 있다면 당신에게 김익한 작가의 책인 거인의 노트를 추천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기록학을 연구하고 발전시킨 학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거인의 노트는 메모, 필기, 기록을 포함해 어떤 종류의 작업을 하든 필요한 사고와 몰입, 요약 등을 쉽게 설명하고 따라하는 방법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기록이란 학업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일, 대화, 일상, 독서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장성 있게 퍼져나갈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수업을 열심히 들었는데, 머리에는 남는 게 없거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이해하지 못해 겉도는 사람이거나 일머리나 요령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쩌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한 가지 추천하는 방법은 완독 후 이 책을 직접 요약하는 것도 좋은 교보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렇게 했다. 기분탓일 수도 있겠지만, 지능이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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